아직도 어제 일어난 일처럼 느껴진다, 실제로는 2년 전의 일이지만.

2년 전 의사로서 나는 아주 어려운 일을 해야 했다.

스물 아홉살이 된 한 여성에게, 결혼한 지 얼마 안되었고 나이 드신 부모님이 살아계신 환자에게, 당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일이었다.

자녀를 계획하고 남편과 함께 인생을 설계해야 할 그 나이에 그녀는대신 앞으로 남은 몇 주를 어떻게 보내야 할 지 정해야 했다.

두 해 전 스물 일곱살에 그녀는 만성 B형 간염 합병증인 간암 진단을 받았었다.

이어 시작된 치료는 그녀에게 소중한 2년을 선물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미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을 받았기에 치료는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의 무력감은 사람의 마음을 무너뜨린다.

어떻게 진행되는가와 상관없이, 죽음은 언제나 압도적으로 비극이다.

어쩌면 B형 간염을 더 일찍 발견해 치료했더라면 결과가 달랐으리라는 느낌이 자꾸 오는 이런 경우는 특히 더하다.

B형 간염은 간에 영향을 끼치는 바이러스이며 이것은 만성 간손상, 간경변과 간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바이러스로 만성 감염된 상태라면 간암 발생가능성은 100배-400배로 높아진다.

간암 (Hepatoma)은B형 간염의 잘알려진 합병증이다.

B형 간염은 전 세계에 3십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겪는 바이러스 감염이다.

이 중에 2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만성 간염환자가 된다.

간염발생률이 낮은 호주에서도 2십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감염된 걸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발생률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한인들은 모두 자신의 간염 상태를 알고 있어야 한다.

간단한 혈액검사만 하면 B형 간염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치료도 가능하며 생존확률은 높아지고 B형 간염으로 인한 죽음도 줄일 수 있다.

모든 환자가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많은데도 몰라서 받지 못하고 있다.

지금 당장 치료가 필요 없는 상태라 하더라도 바이러스감염이 역동적이기 때문에 평생 간의 상태를 모니터 해야 한다.

 

Year 2013
이은아 박사 (콩코드 병원, 간 전문의 gastroenterologist/hepatologist)
번역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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