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B형 간염 수기 공모 본인 부문 2등상 수상작

이 순희 Soonie Lee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37년을 그곳에서 살고 호주로 이민을 와서 28년째 살고 있다.  

내  삶의 절반으로부터 나의 B형 간염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그것도 우연히.

 

 

내가 처음 B형 간염 확진을 받은 것은 다니고 있던 회사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건강 정기 검진에서였다.

서울에서 외국인 회사 지사에서 근무할 때니까 32년전 내 나이 33세였다.

그때는 수치가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정상치는 아니었고 모두들 자기 건강보다는 일이 우선이었던 때라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그 이후  매년 정기 검사만 받고 있었었다.

 

 

그러나 2년 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려고 했을때 남편은 나의 B형 간염 상태로는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이유는 아이가 그대로 물려 받을 것이고 건강하지 않을 것에 대한 잘못된 염려 때문이었다.

나는 이미 의사에게 임신에 대한 조언을 들어 알고 있었지만 남편은 확실하게 믿음을 갖지  못해서 우리는 함께 의사를 방문했고 의사는 내 상태로도 아이를 건강하게 갖고 낳을 수 있다고 안내를 하였다.

그렇지만 가능하다면 일은 쉬는 것이 좋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좋은 직장을 놓칠 수가 없어서 일을 계속했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건강했고 낳아서 예방 접종을 받았다.

그 이후로도 나는 B형 간염에 대한 안내를 자세히 의사로 부터 듣지 못했고 계속해서 모니터링를 하자는 안내도 받지 못했다.

매년 회사에서 하는 건강검진으로 나의 간염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다였다.

 

 

이 시기에 주위에 많은 사람들은 B형 간염을 가진 사람과 같이 음식을 먹는 것을 꺼려하여 내가 B형 간염 보균자*(지금은 쓰지 않는 용어입니다)임을 굳이 묻지 않으니 알리지도 않았었다.

자세한 B형 간염에 대한 안내도 없었고 다만 많은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진 B형 간염에 대한 전염만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된 것도 아니고 의학이 지금처럼 발달 되지 않았던 때였기에 올바른B형 간염에 대한 안내나 지침도 부족했었다.

 

 

아이가 18개월때 우리는 남편이 미리 신청한 호주로 이민을 떠나 왔다.

 

 

이민 초기에 한국에 사는 나의 가까운 지인은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화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의 나이는 고작 40대 초반이었다.  

이 시기에 한국은 암으로 세상을 많이 떠나는 시기였고 B형 간염  안내나 치료는 많이 없었던 때였다.

나의 어머니도 발견이 늦어 오랫동안 B형 간염을 방치하게 되었고 결국 간경화와 함께 간암으로, 내가 이민 온지 5년이 지난 때에 세상을 떠났셨다.

나의 어머니 나이 67세였다.  

나와 나의 오빠는 그대로 엄마의 영향을 받아 B형 간염자로 살아 가기 시작했다.

 

 

초기 호주에서의 삶에서도 B형 간염에 대한 나의 태도는 많이 변하지 않았지만 차츰 나의 건강이  내 자신뿐만 아니라 내 가족에게도 중요함을 깨달았고 그것은 나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깨달은 일이었다.

특히 간은 나빠져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나의 어머니가 그러지 못했듯이 일찍 찾아서 치료 받기가 쉽지 않은 장기이었기에 말이다.  

호주에서도.

 

 

다행히 나는 나의 건강이 중요함을 깨달으며 가정의 GP 병원에서 리셉션 일을 하게 되어 건강을 챙기는 일에 더욱 가깝게 되었다.

가족 모두와 특히 내 아이에 대한 간염에 대한 염려를 풀어 가며 살 수 있었다.

가정의의 안내로  전문의를 만나 정기적으로 검사와 진찰로 계속적인 모니터링을 시작했고 약물 치료를 하게 되었다.

 

 

나의 지속적 치료는 전문의의 안내로 일정한 시기마다 피검사, CT Scan으로 이뤄진다.

초기에는 내 간이 간경화 증세가 있어서 21-25년 전에는 간  조직검사와 함께 지속되었고 때론 전문의의 조언으로 약을 바꾸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내가 B형 간염을 모니터링하면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호주의 삶으로 부터 시작된다.

한국에서의 삶은 늘 일에 매달려 있었고 그러므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면서 살기가 쉽지는 않았다.

동료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술자리는 필수였고 그 양과 횟수는 적을 수가 없었다.

 

 

내 식구 위주의 호주 생활은 집밥을 먹는 것이 위주로 되었고 술은 거의 끊는 수준이 되었다.

지금은 거의 마시지 않는 수준으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일정한 시기마다 검사를 하면서 내 건강을 조금 더 관찰하게 되었고 먹거리 역시 신경을 쓰며 먹게 되었다.

매일 챙겨 먹는 약과 지속적인 운동으로 내 간은 정상 기능으로 평안을 유지하고, 의문이 생기면 전문의가 조언을 아까지 않았고, 충분한 안내와 조언을 행동하며 따랐기에 그 어느때보다 안전하고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다.

특히 정부의 관심과  전문의의 끊임없는 도움으로 지금의 내가 있어 가슴 깊이 감사하며 살고 있다.

 

 

B형 간염으로 내 삶은 건강을 중요하게 깨닫는 근거가 되었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신뢰하는 전문의의 조언과 지침 그리고 필요한 치료로  아무 두려움없이 함께 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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