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는 호주에서 일하고 공부하는 중국 출신의 여성입니다.

코리의 절친한 친구는 중국에서 스물 두살의 나이로 간암으로 죽었고 그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고 합니다.

 

“인생은 여름 꽃처럼 아름답게 살고, 죽음은 단풍처럼 아름답게 맞으라.”

나는 1993년생 꼬마 요리사 코리이고 시드니에 온 지는 오래되진 않았다.

오늘 나는 당신과 22번 하늘에 있는 나와 내 친구 사이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그 전에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만약 당신이 태어나서 22일밖에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만약 당신이 22살의 나이에 살 수 있는 시간이 22일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당신의 인생이 단지 2분밖에 남지 않았다면 뭐라고 말하고 싶은가?

 

이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내 고향 중국에서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우리는 같이 학교를 다니며 공부했고 또 많은 일을 같이 했다.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같은 옷을 입고 치장을 즐겼고 또 죽음을 두려워 했다.

내 친구는 예쁘고 열심히 일하고 친절하고 또 용감한, 눈에 띄는 대학생이었다.

학업 성적은 항상 1등이었고 치파오 옷을 입고 무대 위에서 모델처럼 웃었다.

그래서 내 친구가 스물 두살의 나이에 가장 고통스러운 22일을 경험할 거라는 게 믿기 어려웠다.

친구는 살아남겠다는 최대의 욕망을, 죽음을 직면하기 위해 최대의 용기를 내었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친구는 이 세상에 오직 스물 두 해만 살 수 있었고 그 사실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했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며 이 세상에 작별 인사를 할 기회도 가질 수 없었다.

 

2016년 1월 14일, 나는 평상시처럼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뭔가 좀 달랐다.

심각하고 절제된 말투로 좀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간암 말기라고 했고 나는 너무나 걱정이 되었다.

그 후에 간 절제술과 일련의 시술이 있었다.

솔직히 나는 동물의 간을 본적이 있었고 무덤덤했다.

하지만 나는 내 가장 친한 친구에게서 나온 피흐르는 간이 담긴 그릇을 보고 얼어붙는 것 같았다.

수술 후 20일도 지나기 전에 내 친구는 감염이 되었다.

친구의 가족은 가진 돈을 다 썼지만 전망은 어두웠다.

우리는 친구가 최대 6개월 정도는 살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친구는 사실은 20일 정도 더 살 수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 친구의 위챗 WeChat 계정을 거의 방문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한 해에 달랑 2개씩의 게시물이 있다는 걸 알았다.

하나는 2015년 8월 친구의 생일날이었다.

그때 친구는 ‘영원히 스물 하나, 할 일이 정말 많다.’ 라고 게시물을 올렸었다.

그 때는 아무도 이 말이 실제로 이루어 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운명은 가장 잔인하게 그 다음 해에 친구의 목숨을 거둬감으로써 친구를 영원히 20대로 젊게 만들었다.

2016년 초에 친구는 영원히 스물 두살로 남았다.

 

2016년에는 친구의 위챗계정에 두 개의 게시물이 있다.

하나는 암에 걸렸다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친구가 세상을 떠났으며 걱정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내가 올린 게시물이다.

그 다음부터 친구의 소셜미디어는 폐쇄되었다.

 

그 1월에 사천의 도시 이빈에는 놀랍게도 보기 힘든 눈이 내리고 있었다.

병동은 추웠고 친구는 햇볕을 쬐고 싶어 했다.

나는 친구와 함께 보낸 밤과 낮, 짧고도 길었던 그 시간을 잊을 수 없다.

암투병 일기같았던 그 때 내 일기를 읽어보면 훨씬 더 가슴이 아프다.

 

“이렇게 내가 병원에 오래 머무르는 것은 처음이다.

숨이 막히는 약냄새, 복도를 따라 늘어선 환자들, 시장통처럼 북적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한밤중의 신음소리.”

 

나는 그것이 친구와 함께하는 마지막 시간이 될 거라는 것을 몰랐지만

나를 가장 필요로 할때 내가 그 곁에 있어주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거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밤낮으로 같이 있었다.

우리 아버지는내가 하루종일 밀폐된 병동에 있으면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걱정하셨다.

친구의 어머니도 만성 B형 간염 환자이고 친구도 간암이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만성 간염환자와 함께 식사를 하고 같이 살면 감염될 우려가 있다는 루머를 들어서 그랬다.

나도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잘 알아보지는 않았고 우정이 강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나 자신의 감염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같이 생활하는 것으로는 B형 간염은 옮지 않습니다. 혈액과 성교를 통해 감염됩니다. -편집자 주)

요정처럼 예쁜 소녀가 긴 머리를 자르고 온 몸, 코, 손, 배에 삽관을 했다.

하얗고 섬세한 피부라 관류 튜브 삽입할 곳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친구는 점점 말라갔고 복수가 차서 임신한 여성처럼 배가 불러갔다.

너무 커서 터질 것 같았다.

의사의 마지막 결정은 수술을 하고 삽관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나는 친구가 어느 날 새벽 3시에 갑자기 일어나 창백한 얼굴로 ‘나 죽는 거니?’라고 물었던 것을 기억한다.

친구는 온라인에서 코피를 흘리는 것이 죽어가는 신호라는 것을 검색을 통해 알았던 것이다.

나는 너무나 무서웠지만 침착한 척하며 친구를 진정시켰다.

 

마침대 친구는 중환자실 (ICU)로 보내졌고 방문객들은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했다.

그곳은 신체로 뭔가 주입되는 소리와 희미한 숨소리가 들리는 처참한 곳이었다.

그것이 내가 친구를 본 마지막이었고 나는 아직도 우리가 졸업 후 여정을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친구는 아직 대학원 입학 통지를 받지 못했지만 훌륭한 통역사가 되기를 간절히 원했었다.

 

나는 사실 친구의 몸이 수많은 경고신호를 보냈다고 믿는다.

친구는 태어날 때 B형 간염에 걸렸다. 그 때문은 아니지만 월경은 비정상이었으며 얼굴은 창백했고 대학에서는 복통이 있었고 특히 대학원 입학시험을 준비할 때는 더 심했다.

나는 내 친구 이야기를 공공연히 알리고 싶진 않았지만 결국 하기로 한 것은 더 많은 사람들, 특히 B형 간염을 가지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건강과 간에 대해 더 신경을 쓰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정기적으로 6개월마다 검진을 받으면 양질의 삶을 살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함으로써 육체적 정신적 안녕을 유지하길 바란다.

(2017년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는 우리에게 경고했다. 늦게까지 깨어있지 말라. 당신의 신체 시계를 따라라!)

나는 건강이 교육에서 나온다고 믿고 내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내 책임이라고 느낀다.

내가 하는 내 친구 이야기가 B형 간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인식을 높여주길 바란다.

간질환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무지가 무섭다.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후회한다.

이것이 나의 이야기이다.

 

배울 점 

간 질환은 모든 연령대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특정 연령대의 사람들이 간 검사하라는 권고를 받지만 사실 모든 연령의 사람들이 간 건강을 챙기는 데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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