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혼도 안하고 자식도 안 낳을거야…”
컴퓨터와 인터넷의 정보고속도로 때문 우리가 손가락만 까딱하면 엄청난 양의 건강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상에는 많은 수의 만성질환에 관한 편견과 공포가 존재한다.
이런 공포는 주로 지식이 부족해서, 또는 잘못된 선입견때문에 생겨난다.
만성B형 간염은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질병이며 한인들 사이에 흔하다.
그런데 이 질병을 앓는 사람 중에 많은 수가 병에 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며 때로는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도 비밀로 하고 있다.
그 결과로 오는 스트레스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어떤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공포에 근거해서 심각한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리기도 한다.
언젠가 한번은 바쁜 병원일 중에 한 젊은 대학생이 자신은 절대로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B형 간염 환자였는데 그 자신의 간염 상태를 밝히고 싶지 않으며 파트너를 감염시키고 싶지도 않고 자녀를 갖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아마도 자식이 커가는 것을 보지 못할 거라는 예상을 하고 있는 듯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나는 그의 솔직함에 충격받았고 동시에 그의 무지때문에 슬퍼졌다.
나는 그 학생의 비관적인 전망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이후로 자주 이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환자라는 것이 폭로될까 두려워서 병원을 멀리하기도 한다.
이것은 곧 필요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효과적으로 간염을 치료할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B형 간염은 혈액과 정액 등 체액을 통해서 전염된다.
많은 한인들은 이미 태어날 때에 어머니로부터 전염되었는데 이것을 수직감염이라고 한다.
예방접종이 가능해지기 이전에는 어린이들이 놀이터에서 놀다가 상처가 생겼을 때 감염되기도 했는데 이것을 수평감염이라고 한다.
성인이 된 후에는 B형 간염이 주로 성적인 접촉, 침술, 문신 또는 정맥에 놓는 마약주사와 오염된 수혈 혈액 때문에 옮는다.
물론 환자들 중에는 명확한 감염원인이 파악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회생활이나 회식등으로는 감염이 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의사로서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B 형 간염 관리의 가장 큰 성공 중 하나는, 한번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후 만성 감염을 방지 할 수 있는 B 형 간염 백신의 개발이다.
호주 내에는 B형 간염 무료예방접종이 모두에게 가능한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
호주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2000년부터 B 형 간염 예방 접종 전체를 의무적으로 받는다.
또 임신한 여성 모두에 대한 산전 검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직감염의 우려가 있는 경우와 추가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판별할 수 있는 것이다.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보건부는 B 형 간염 환자의 모든 성적인 접촉자와 가족들에게 무료 예방접종을 제공한다.
그 외의 경우에는 B형 간염 혈액검사를 꼭 받고 GP와 예방접종에 대해 논의하기를 바란다.
Year 2013
이은아 박사(콩코드 병원, 간 전문의gastroenterologist/hepatologist)
번역-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