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B형 간염 수기 공모 지인 부문 참가상 수상작
제인 김
나긋나긋한 목소리와는 대조적인 큰 키에 체구가 좋은 그 사람을 처음 만난 건 대학교 입학 후 처음 떠난 신입생 환영회 때였다.
기타를 둘러매고 민중가요를 부르던 그의 주변에는 선배 후배 동기 할 거 없이 항상 사람이 많았다.
웃는 얼굴로 조근조근 항상 사람들에 둘러싸여 밝은 모습만 보이던 그 선배와 가까워졌고 친남매 같은 사이가 되었을 때 본인이 B형 간염이라고 알려주었다.
나는 주변에 B형 간염을 앓는 사람이 없었기에 그 병에 대해 관심이 없었고 무지했다.
전염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전하며 타액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기에 그런가보다 하고 무심히 지냈다.
아니 아주 솔직히 그 선배와 그렇게 친하게 지내며 B형 간염, 전염 등에 대해 신경이 쓰인다고 느끼거나 말 하면 안될 거 같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나이가 들어가며 그 애매한 마음은 어느 순간 두려움으로 변했었다.
처음 들었을 때보다 오히려 수년 후 B형 간염에 대해, 또 그 전염성이나 전염의 경로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선배는 항상 밝아보였지만 군에 입대했다가 간염 때문에 다시 돌아왔던 그 사건 때문에 군대 이야기는 참 싫어했고 지금도 그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고 취업소식을 알려왔다.
최종면접을 통과했지만 건강검진에서 B형간염이 확인되어 채용이 취소될 뻔 했지만 부당한 사유라고 인사과에 항의하였고 다행히 인정되었다고 했다.
원래 담배는 하지 않았지만 술 마시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건 워낙 좋아했던 사람이기에 취업 후 초반에 술을 꽤나 자주 마셔 걱정을 했지만 지금은 잘 관리해 정기검진 결과도 늘 좋다고 이야기를 한다.
아마 이 선배가 아니었으면 나는 B형 간염에 대해 무지하거나 오해-침이나 땀으로도 전염이 된다는 등,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참 그래서 세상 어떤 일이든 편견을 갖거나 편협해서는 안되고 그러지 않도록 노력은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듣고 알고 있는 것들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사고가 좁아지려 하는것 같다.
선배는 언제든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두려움에 떨지는 않는다.
여전히 여자친구도 만나고-여자친구분은 항체검사나 예방접종을 한다.
또 헤어지기도 하고 약도 잘 챙겨먹고 검진도 정기적으로 꾸준히 받으며 보통의 사람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게 바쁘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