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 간염 환자 대부분은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이 살아간다.

그러므로 B형 간염에 걸렸다는 것은 원하지 않는 염증이 눈에 안 띄게 잘 숨어 있다는 뜻이며 가능한 한 최대로 무시하게 된다는 뜻이다.

만약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 질병이 진전되었다는 뜻이며 치료의 기회가 이미 지나갔다는 의미라고 볼 수도 있다.

 

비록 아주 흔한 증상이고 수치를 재기도 어렵지만, 피로는 B형 간염 환자가 주치의를 찾는 가장 흔한 이유이다.

최근에는 35세의 한 남성이 나를 찾아 왔는데 그는 어렸을 때부터 B형 간염에 감염되어 있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그는 주중에도 풀타임으로 일하고 주말에는 다른 일을 또 하면서 자신의 젊은 가족을 부양하기위해 노력해 왔다.

아마도 피로한 것은 과로 때문일거라 생각하면서 그는 혈액검사를 계속 미뤄왔다.

결국은 그의 아내가 그를 끌고 와서 간기능 검사(ALT)를 받았는데 수치가 정상인보다 열배나 높게 나왔다.

2주 뒤에 같은 검사를 또 했는데 계속 높은 상태였으며 나에게 와서 한 세번째 검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옛날의 검사결과를 뒤져보니 이미 2년도 더 전에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었다.

그의 다른 혈액 검사(HBV DNA)결과는 그의 간 내에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양이 굉장히 많으며 왕성하게 자가 증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간에 이상을 불러 올 수 있는 다른 원인, 즉 과도한 음주나 약/ 한약을 잘못 복용하는 일을 제쳐두고서도 말이다.

그는 적어도 하루에 맥주 3-4병을 마셔 왔는데 나는 금주하라고 부탁하고 간암과 간경변의 징후가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시행했다.

슬프게도 나이가 어리다고 간경변이 피해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진료했던 가장 어린 간경변 환자는 13세였다.

 

만성 B형 간염 치료는 가능하며 호주에서는 정부가 치료를 지원한다.

현재 전문의와 간전문 클리닉에서 간염치료가 가능하다.

본질적으로 그에게는 두 가지의 선택이 있었는데 하나는 먹는 약 (Entecavir또는 Tenofovir)이고 또 하나는 일주일에 한번씩 맞는 인터페론 주사였다.

그는 인터페론 주사가 그의 일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해 먹는 약을 선택했다.

약은 식전 30분에 먹어야 하며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해야 한다.

부작용은 거의 없다.

그의 치료에서 가장 힘든 점은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었다는 점이다.

세심한 관찰이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한달 뒤에 이루어진 혈액 검사(ALT)에서는 수치가 정상인과 같은 정도로 나왔다.

나는 그를 석달 뒤에 다시 보았는데 그는 아주 좋아 보였다.

그는 바쁜 일과 때문에 피곤했던 게 아니었던 것이다.

간염 바이러스의 양은 현저하게 줄어 들었고 간기능 검사 결과는 정상이 되었다.

그는 앞으로도 4-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치료를 시작하면서 간경변과 간암의 가능성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간염치료는 효과적이며 목숨을 구할 수도 있다.

 

Year 2013

이은아 박사(콩코드 병원, 간 전문의gastroenterologist/hepatologist)
번역-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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